왜 달러자산 투자인가

마지막 업데이트: 2022년 6월 8일 | 0개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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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는 현재 경제상황이 2008년 글로벌 위기에 비해 심각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사진=연합뉴스

과연 '한국은 믿을 수 없는 나라'인가?

한국과 미국이 통상 문제를 놓고 정면충돌하는 양상이다. 어느 쪽이 먼저 손을 들지 안 봐도 뻔하다. 가까운 일본이 미국과의 통상문제로 충돌했다가 두 손 든 예만 봐도 충분히 예상되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한국이 강세로 나왔다. 과연 그게 옳은 통상정책일까? 단도직입적으로 말해서 절대 아니라고 본다. 그러면 뻔히 질것을 알면서 왜 그랬을까?

문제의 발단은 미국이 지난 17일 한국산 철강제품에 최대 54%의 고율관세를 추진하는 등 통상압박을 강화하면서 비롯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에 지난 19일 '정면 대응 방침'을 천명했고, 한.미 간 통상마찰은 심화되고 있다. 문 대통령은 미국의 통상압박에 대해 청와대 참모들에게 "불합리한 보호무역 조치에 대해서는 WTO (세계무역기구)제소와 한.미 FTA 위반 왜 달러자산 투자인가 여부 검토 등 당당하고 결연히 대응하라" 는 지시를 한 것이다.

그렇다면 미국은 왜 동맹국 가운데 유독 한국을 상대로 반도체. 세탁기 등 주력 수출품목에 대해 통상압박을 전 방위적으로 높여오다가 이제는 철강제품에까지 고율관세를 추진하겠다는 것일까? 이에 대해 정부 당국자들은 " 그 이유를 모르고 있다"고 말한단다. 정말 그럴까? 알면서도 딴전을 피우는 것은 아닐까? 하지만 돌아가는 판세를 읽으면 웬만하면 그 원인들을 금방 알 수 있다. 왜냐하면 그간 문재인 정부가 취해온 비우호적인 대미 자세가 잘 말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트럼프 정부 측은 문재인 정부가 한미동맹관계를 무시하고 대 중국외교를 중시하며, 특히 대북 관계는 미국과 조율되지 않은 상황에서 급격한 변화를 보인다고 판단하는 것 같다. 그 한 예가 문 정부는 중국의 사드배치 반대에 동조한다는 오해를 낳았고, 급기야는 "한국은 사드 추가배치, 미MD 참여, 한.미.일 동맹 등 3가지를 하지 않겠다"는 , 이른바 '3불'을 중국에 약속한 일을 들 수 있다. 또 지난해 9월에는 중국의 사드 경제보복에 대해서 "WTO에 제소를 하지 않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국내외로부터 '한국이 중국에 군사주권을 내준 것이나 같다'는 비난을 받았다. 여기에 더해 문 대통령의 특보라는 사람은 '3불'을 '상식'이라고 떠들고 다녔다. 그러자 미국의 유력 일간지인 월스트리트저널은 사설을 통해 '한국은 믿을 수 없는 나라'라는 혹평을 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통상압력에 대한 문 정부의 대응은 정말로 믿을 수 없는 나라처럼 하고 있다는 게 일반적인 견해인 것 같다. 안보는 모르지만 통상에서 만큼은 미국과 갈등도 불사하겠다는 자세를 보이기 때문이다.

정부의 한 고위 관계자도 엊그제 "역대 미국 행정부가 '안보'와 '통상'을 분리하는 정책을 취해 왔듯이 우리도 그에 맞게 대응하려는 것뿐이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런 정부의 대응 자세가 맞는 것일까? 전혀 그렇지 않다. 물론 미국의 통상압박에 대해 '당당하게 대응하라'는 말 자체가 잘못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런 말은 국내 정치용은 될지 모르겠으나 통상압박을 피해갈 수 있는 대안은 아니다. 그러기 보다는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통상문제의 돌출 원인이 무엇인지 확실하게 진단하고, 처방을 내리는 것이 옳은 것이다.

특히 WTO제소문제는 과거의 예를 봐도 그리 간단한 것이 아니다. 잘못하면 실익은 없고 손해만 보기 때문이다. 미국은 2013년 2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세탁기에 각각 9.29%와 13.2%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했다. 그 때 우리정부는 WTO에 제소했고, 3년만인 2016년 9월 승소했다. 하지만 미국은 이 WTO의 결정을 따르지 않았다. 그렇다고 WTO를 통해 3년간 입은 수천억 원의 피해를 보상받을 수 있는 방법도 없었다. 그만큼 제소를 통한 문제 해결은 쉽지 않은 것이다.

물론 우리 정부가 미국 산 상품에 '관세'를 부과하는 식으로 무역보복을 하는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양국 간 통상 전면전이 될 수밖에 없다. 만약 무역전면전이 일어날 경우 피해는 어느 쪽이 더 많이 볼까? 우리나라가 훨씬 손해다. 미국과의 무역에서 연간 228억 달러의 흑자를 보고 있는 우리나라에겐 치명적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문 대통령의 강경한 발언은 우리국민들을 의식한 한낱 정치적인 수사에 불과하다는 평이다. 혹자는 그런 말로 최근 들어 돌아서고 있는 자신의 지지자들을 다시 모이게 하려는 의도가 아닌지 의심하는 사람들도 많다.

그렇다면 어떻게 했어야 할까? 1980년대 일본의 경우를 타산지석으로 삼았어야했다. 일본은 당시 미국과 전면전을 벌였다가 미국의 무역보복으로 역으로 자국의 산업기반만 허물어지는 낭패를 봤다. 그로인한 후유증은 2010년 이후까지 계속됐다. 지금의 일본 통상외교는 그야말로 이런 전면전의 위험을 피하는 최상의 방법으로 보인다.일본은 트럼프가 취임하자마자 4,500억 달러 규모의 투자와 70만개의 일자리 창출을 약속하고, '미.일 경제 대화'를 출범시켰다. 그런데 무역으로 먹고 사는 우리 정부는 무엇을 했나? 한미동맹을 깨려는 자세만 보였다. 그래선 안 된다.

앞서 언급한대로 현재 미국 측 요구로 진행 중인 한.미 FTA개정협상도 그런 자세로는 우리가 자칫 큰 위험에 빠질 확률이 높다. 문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부터 한.미 FTA가 공정히지 못하다고 했다. 그래선지 그는 엊그제 또 " 한.미 자유무역협정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으니 개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때문에 현재의 개정협상 역시 양국의 정면대결로 치달을 수도 있다. 그러다가 잘못해서 개정협상이 폐기로까지 가면 큰 일이다.그렇게 되면 우리 경제는 막대한 피해를 볼 것이다. 하지만 미국은 별로 손해가 없다.

지난해 기준 우리의 대미 무역은 우리의 전체 무역에서 11.3%나 차지하지만, 반면에 미국의 대한 무역은 3.1%에 불과하다. 더욱이 경제뿐 아니라 정치. 외교. 안보적 측면에서도 우리만 엄청난 상처를 입을 수 있다. 왜냐하면 양국 간 동맹의 상징인 한,미 FTA가 폐기되면 양국의 신뢰관계는 완전히 파탄나기 때문이다. 한.미 FTA 개정협상은 다자간 협상이 아니다. 분명히 말하지만 그것은 힘의 논리를 바탕으로 한 양자 협상으로 진행되는 것이다. 이 점을 정부는 망각해서는 안 된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불행한 것은 미국의 통상압박에 대해 우리 정부가 취할 수 있는 적절한 대응카드는 별로 없다는 점이다. 미국은 무역수지 면에서 대한 무역적자가 한.미 FTA 발효전인 2011년만 해도 한 해 132억 달러였는데 발효 5년 후인 2016년엔 276억 달러로 약 두 배나 늘었다. 2017년에는 적자가 228억 달러였다. 그 때 미국은 대한 무역수지적자의 주범이 자동차로 보았고, 이제는 철강제품으로까지 확대하려는 것이다. 이런 추세라면 우리나라가 레드라인이라고 밝힌 쌀 등 농산물과 서비스 등 거의 모든 부문을 협상테이블에 올려놓고 일방적이고 무차별적인 공세를 펼지도 모른다.

문 대통령은 무슨 생각에서인지 오래전부터 '안보'와 '통상'을 분리 대응해야 한다고 생각해 왜 달러자산 투자인가 왔다고 한다. 하지만 현실 국제정치에서는 '안보'와 '통상'은 그렇게 쉽게 분리되는 게 아님을 자주 목격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응방식이 이런 상례와 정반대로 나간다. 특히 미국으로서는 우리의 대응방식이 중국의 그것과 같다는데도 내심 불쾌하게 생각할 수가 있을 것이다. 중국은 지난 17일 성명을 통해 "미국 측이 최종적으로 중국 이익에 영향을 미치는 결정을 집행한다면 반드시 필요한 조치를 내려 정당한 권리를 지킬 것"이라고 경고 했었다. 우리의 '당당하고 결연한 대응'과 같은 맥락이다. 그러나 이런 말은 경제논리에선 맞지 않는다. 이런 말은 안보나 정치에서 쓰이는 수사에 불과한 것이다.

그러면 우리의 통상전략은 어떠해야 하는가? 괜히 국민들에게 '반미'를 부추기는 것 같은 말은 우선 삼가야 한다. 그리고 실사구시로 나가야 한다. 상대국도 어느 정도 만족하고 우리도 실익을 챙길 수 있는 '윈윈' 정책이 되어야 한다.그러기 위해서는 "미국이 왜 그러는지 도대체 모르겠다"고 할 게 아니라 먼저 왜 그러는지를 정확히 진단하고 그에 맞는 대책을 내놔야 한다. 따라서 앞서 지적했듯이 '한미동맹'을 벗어나 '한중동맹'으로 기우려지려던 자세를 다시 원 위치로 돌려놔야할 것이다. 대북 관계에서도 '비핵화 없이는 제재를 풀 수 없다'는 원칙을 지켜야 한다.

국내 정치에서처럼 얄팍한 수의 외교·안보·통상정책은 국제관계에선 절대 통할 수가 없다. 특히 미국의 경우는 더 하다. 지금처럼 대 중국이나 대 북한과의 관계 개선에만 열중하는 자세는 매우 어리석은 짓이다.

사실이 아니기를 바라지만, 일각에서는 대 미국 강경대응 자세가 좌파를 앞세워 반미를 부추기고 최종적으로는 미군 철수로 유도 하려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는 모양이다. 이런 우려는 중국의 사드 보복에는 한 마디 항의도 못하더니 미국에 대해서는 전면전도 불사하겠다는 태도가 어딘지 석연치 않다는 데서 나오는 것 같다. 정부는 이런 우려를 말끔히 씻어야 한다는 점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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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달러자산 투자인가 달러자산 투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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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나리 기자
  • 승인 2022.07.14 16:41
  • 댓글 0

[서울=뉴스프리존]박나리 기자= 세종대학교 김대종 경영학부 교수가 “환율 급등과 외환위기 재발 방지를 위해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이 가장 시급하다. 외환보유고를 두 배 증액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세종대는 14일 김대종 교수가 ‘미국의 달러환수와 신흥국 외환보유고 연구’ 논문을 통해 이같이 밝혀다고 전했다.

김대종 세종대 교수

김대종 세종대 교수

김대종 교수는 "윤석열 정부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업무는 미국 6조 달러환수로 인한 긴축발작에 대비하는 것이다. 정부는 서둘러 한미와 한일 통화스와프를 체결하여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은 2022년 12월까지 기준금리를 3.5%까지 올리고, 2023년에는 4.5%까지 인상한다는 방침이다. 따라서 한국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유가폭등과 물가인상, 중국봉쇄, 미국 달러환수로 인한 국제금융위기에 철저하게 대비해야 한다.

2022년 6월 GDP 대비 외환보유고 비중을 보면 한국이 27%로 스위스 139%, 홍콩 134%, 싱가포르 102%, 대만 91%, 사우디아라비아 59%로 가장 낮다. 더군다나 스위스는 GDP가 한국의 절반도 안 되지만 외환보유고는 두 배 많다.

또한, 1997년 외환위기 때 대만은 GDP 91% 외환보유고 비축으로 위기를 넘기기도 했다.

한국은 제조업 세계 5위, GDP 세계 9위로 국제금융시장에서 한국 원화가 결제되는 비율은 0.1% 이하로 30위권이다. 이는 정부가 경제의 혈액인 금융을 육성하지 않은 결과다.

한국은 2008년 금융위기 때도 환율이 1,600원으로 상승하면서 위험했다. 당시 강만수 기재부장관의 미국 방문과 강력한 요청으로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과 한일 통화스와프도 맺었다. 그러나 지금은 외환위기를 방어할 두 개의 방어막이 없어 우리 스스로 한국경제를 지켜야 한다.

한국은 1,300원 환율상승이 국제금융 위기의 가장 좋은 신호이다. 2022년 7월 14일 환율은 1,320원까지 상승했다. 터키는 환율이 두 배 올랐고 기준금리는 15%이다. 아르헨티나는 9번째 외환위기를 겪고 있다.

6월과 7월 미국 기준금리 0.75% 연이은 인상으로 전 세계에 풀린 6조 달러가 환수된다. 한국은 2008년과 같은 국제금융위기를 겪지 않으려면 철저하게 대비해야 한다.

김 교수는 한국의 외환시장의 문제점과 대안을 다음과 같이 밝혔다.

첫째, 한국 환율이 1,320원에 육박하면서 외환시장이 심각하다. 2022년 단기외채비율은 34%로 매우 높다. 1997년 한국의 외환위기도 단기외채 비율이 올라가면서 일본계 자금 유출이 시발점이었다. 현재 달러 부족 국가는 한국, 아르헨티나, 이란, 터키, 러시아, 인도, 인도네시아, 브라질, 그리고 남아공 등이다.

둘째, 국제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증가했다. 미국 기준금리 0.75% 연이은 인상으로 6조 달러가 회귀한다. 미국 연준은 물가가 8.6%에서 2%로 낮아질 때까지 금리를 계속 상승한다. 2024년까지 미국 금리는 5.0%까지 인상한다. 이로인해 ▲전 세계 달러 부족 ▲한일과 한미 통화스와프 거부 ▲세계2위 무역의존도 75% ▲신흥국 국가부도 등으로 한국이 위험하다.

셋째, 한국은행 외환보유고 현금 부족과 부실 운용이다. 외화자산 구성을 보면 국채 36%, 정부기관채 21%, 회사채 14%, MBS 13%, 주식 7.7%, 현금 4%다. 외환보유고 현금 비중을 4%에서 30%로 올려야 한다. 투자 3대 원리는 안전성, 수익성, 환금성이다. 당장 급한 불을 끌 현금이 없다.

넷째는 한국은행에 대한 국회, 기획재정부, 청와대의 철저한 감독이 필요하다. 2021년 한국은행은 한-터키 통화스와프로 1조원이 넘는 손실을 봤다. 한은은 외환보유고 21%를 위험성이 높은 모기지 채권에 투자해 손실위험이 매우 높다.

김 교수는 “윤석열 정부가 해야 할 왜 달러자산 투자인가 가장 중요한 대외 경제정책은 한국에 외환위기가 오지 않도록 철저히 대비하는 것이다. 정부 대책은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 외환보유고 두 배로 확대, 현금 비중 30%로 늘이는 것이다”라고 제언했다.

BIS가 권고하는 한국 적정외환보유고는 9,300억 달러이다. 윤석열 정부는 외환위기 대비가 가장 시급한 업무다. 정부는 싱가포르처럼 법인세를 인하하고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 또한 한국 국제금융 경쟁력을 올리기 위해 모건스탠리 선진국 지수에 편입시키고, 왜 달러자산 투자인가 BIS 제안처럼 외환보유고를 두 배 증액해야 한다.

이같은 김대종 교수의 ‘미국의 달러환수와 신흥국 외환보유고 연구’ 논문은 오는 8월 오스트리아 국제학회에서 발표된다.

한국은 6월말 현재 경상수지도 적자로 돌아선 가운데 글로벌 위기에 가장 취약한 국가로 꼽힌다.

김대종 교수는 “개인은 글로벌 시가총액 비중 미국 60%, 한국1 .5%이다. 미국에 90%, 한국 10%로 분산하고, 세계 시가총액 1위 애플 투자가 가장 좋다”고 말하며 “윤석열 정부는 한미관계가 복원된 만큼 2021년 12월 종료된 한미 통화스와프를 다시 체결해야 한다. 한일관계도 과거사 문제는 미래세대에 맡기고, 한일 통화스와프 재개로 현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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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달러자산 투자인가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는 현재 경제상황이 2008년 글로벌 위기에 비해 심각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사진=연합뉴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는 현재 경제상황이 2008년 글로벌 위기에 비해 심각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권상희 기자] “노령화와 저성장은 한국 경제가 안고 있는 기저질환이나 마찬가지다. 가계부채 역시 위중하지만 정책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면 이 두 가지는 사회적 타협이 필요하다”

전성인 홍익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한국 경제가 가진 문제를 노령화와 저성장, 가계부채 등세 가지로 정리했다. 전 교수는 대표적인 중도 개혁성향의 경제학자로 꼽히며 1990년부터 홍익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현재 한국 경제는 고금리·고물가·고환율의 '3고(高)' 현상과 함께 글로벌 경기침체, 고유가 등의 복합위기가 얽혀 있는 상황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원자재 가격이 급등한 가운데 한국은행이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단행하면서 가계부채 우려마저 심각하게 커졌다.

이러한 가운데 전 교수는 소득세를 인하하고 보유세를 중과해 생산자들에게 인센티브를 주고 청년층의 경제활동을 독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가계부채 문제는 정책적으로 채무 재조정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다음은 전 교수와 일문일답.

- 한국은행이 지난 13일 사상 초유의 '빅스텝'을 단행했다. 연말까지 공격적인 금리인상이 예상되는 가운데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6%대에 진입했다. 고금리·고물가·고환율의 '3고(高)' 상황에서 현재 한국경제 상태를 어떻게 진단하고 있는가.

▲현재 한국의 경제상황을 요약하면 1997년 IMF 외환위기보다는 약하지만 2008년 서브프라임 위기보다는 위험한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1970년대 오일쇼크, 1980년대 외채 위기, 1990년대 외환위기 등 그동안 우리 경제가 겪어온 상황보다는 약한 상황이지만 2008년 경제위기보다는 위중하다고 본다.

전성인 홍익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사진=오피니언뉴스

전성인 홍익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사진=오피니언뉴스

- 1997년 IMF 외환위기와 2008년 서브프라임 사태, 그리고 현재 상황의 차이가 무엇인가.

▲1997년 IMF 외환위기는 세계 경제의 문제나 미국의 문제라기보다는 우리나라만의 문제였다. 높은 부채비율과 과속성장, 거품 등이 외환위기를 초래했고 기업이 부실화돼 많은 기업들이 구조조정을 겪고 노숙자가 생겨났다. 그러나 지금 현재 우리나라의 위기는 기업 부문의 부실이라고 보기 어렵기에 외환위기보다 파장이 크지 않다.

그러나 지금이 2008년 서브프라임 위기보다 위중할 수 있다고 보는 이유는 현재 문제가 미국을 비롯해 전세계 선진국들과 우리나라가 함께 얽혀 있기 때문이다. 미국만의 문제가 아니기에 우리나라도 자체적인 문제를 겪을 수 있다는 점에서 서브프라임보다 위중하다. 서브프라임은 금융만의 문제였지만 지금은 실물경기가 얽혀있다는 점도 중요하다. 현재는 곡물이 유통되지 않고 원유 가격이 올라가고 있지 않은가. 실물경기 문제는 국제금융시장의 특정 자산시장 부문에서 부실이 커지고 불투명성이 늘어나는 정도의 문제가 아니다.

- 정부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6%로 제시했는데. 우리 경제 성장을 위협하는 요인은 무엇이 있다고 보는가.

▲1997년이나 2008년보다 훨씬 더 겉으로 드러난 한국경제의 문제는 노령화와 저성장이다. 코로나19로 비유하자면 기저질환이 있는 사람들이 중증으로 발전할 확률이 더 큰 것처럼 경제에서도 기저질환 문제가 중요하다. 노령화와 저성장 문제는 우리가 1997년에는 거의 느끼지 못했고 2008년에는 어렴풋하게 느끼는 정도의 초기 단계였지만 지금은 확연하게 우리 경제의 숨통을 조이기 시작하고 있다.

두번째 기저질환은 가계부채 문제다. 가계부채 문제는 정책적으로 해결할 수 있기에 저성장이나 노령화 문제만큼 심각하진 않지만 당장 걸려있는 문제라고 보면 된다. 저성장과 노령화가 은근히 장기적으로 우리 경제를 압박하는 문제라면 가계부채는 당장 머리 위에 칼날이 하나 달려있는 것과 같다.

- 가계부채를 어떻게 정책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가.

▲가계부채란 기본적으로 채권자와 채무자의 문제인데 채무자가 갚을 돈이 없을 때 발생한다. 결국 가계부채 문제의 해법은 채권자의 팔을 비틀어서 돈을 받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다. 물론 자본주의 사회에서 신용의 근본이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얘기를 할 수는 있다. 하지만 가계부채 중 신용대출은 담보 없이 신용만 보고 빌려준 것이기에 생산으로만 보면 달라지는 게 없다. 적어도 정태적으로는 돈이 채권자의 호주머니에 들어가느냐 채무자의 호주머니에 들어가느냐의 차이만 있는 것이다. 동태적으로는 대출이 줄어들고 경제활동이 위축되는 등의 일들이 일어날 수 있지만 그걸 잠시 뒤로 하면 소득 재분배 또는 부의 재분배만 일어나는 것이다. 은행이 차주들로부터 돈을 받지 못하게 됐을 때 은행 주주들이 손해를 볼 수 있다. 그 정도가 심각하면 정부가 돈을 지원함으로써 해결하면 된다.

- 정부가 은행에 돈을 지원하는 것이 공정한가.

▲그동안 정부가 기업과 은행에 수없이 많은 공적지원을 해 오지 않았나. 위기 때마다 정부는 공적자원을 왜 달러자산 투자인가 왜 달러자산 투자인가 왜 달러자산 투자인가 투입해서 기업의 채무를 깎고 은행의 자기자본을 확충해왔다. 유동성이 필요하면 한국은행이 돈을 더 찍어냈고. 그러니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하면 된다. 가계부채 중 상당수는 개인 자영업자들이 지고 있는 빚이니 은행들이 이를 받지 않으면 되는 것이다.

-오는 9월 대출만기 연장과 이자상환 유예 조치 역시 재연장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당연히 연장해야 한다. 그게 다가 아니다. 최저임금은 올리면서 자영업자 빚은 다 갚으라고 하면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반감을 불러올 수밖에 없다. 더 중요한건 원금을 깎는 것이다. 이제 채무 탕감 프로그램을 가동해야 한다. 정부가 나서서 법원의 회생절차에 버금가는 절차로 채무재조정을 해줘야한다. 지금 만기연장 자체는 논점이 아니다. 채무재조정을 해야 왜 달러자산 투자인가 하는데, 제일 어려운 부분은 주택시장과 부동산 경기와 얽혀있는 주담대다.

-주담대가 어려운 이유는.

▲주담대에 대한 정부나 금융위원회 쪽 의견은 은행이 담보를 충분히 잡고 있어서 자산건전성에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100원짜리 아파트를 담보로 50원을 빌려줬다면 경매로 처분할 때 80원에 팔건 70원에 팔건 50원짜리 채권을 회수할 때는 문제가 없다. 그러나 이는 철저히 채권자 입장에서 본 시각이다. 문제는 사회적인 측면이다. 50원은 담보대출을 받고 50원은 자기 돈을 들여 아파트를 산 사람이 실직 등으로 대출금을 갚지 못했다면 그건 문제가 된다. 그 사람은 집이 경매로 넘어가면 길거리에 나앉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결국 주담대에 대한 문제는 채무자의 문제라고 봐야 한다. 그렇기에 주담대를 받은 차주에 대한 채무조정 프로그램이 필요한 것이다.

-새정부 경제정책방향에는 법인세를 최고세율 25%에서 22%로 인하한다는 내용과 함께 보유세, 종부세, 재산세를 인하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세금 인하 등과 함께 규제를 개혁해서 저성장 기조를 헤쳐나가겠다는 현 정부 정책이 적절하다고 보는가.

▲법인세는 인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누진율도 평탄하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는 다른 쪽에서 세율을 올려서 전체적으로 세수의 균형을 맞출 때 가능한 얘기다. 개인적으로는 소득세도 인하할 수 있다고 본다.

-소득세를 인하해야 한다고 보는 이유는? 또, 법인세 또는 소득세와 재산세 또는 종부세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소득세는 개인이 용역을 제공하고 근로소득을 얻거나 사업활동을 해서 사업소득을 얻는 등 경제활동을 행한 것에 부과하는 세금이다. 법인세 역시 경제활동을 해서 이익을 남긴 경제주체인 회사에게 이익에 대해 과세하는 것이다. 즉 소득세나 법인세는 경제활동을 함으로써 보수를 얻었다는 것이 전제된 것이다. 반면 재산세는 일정한 재산을 가진 사람들에게 부과되는 세금으로, 개인이 그 재산으로 경제활동을 했는지가 확실하지 않다.

종부세 역시 토지와 주택 소유자에게 부과되는 것이지만 납세자가 이를 가지고 경제활동을 했는지는 알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굳이 세금을 인하하자면 소득세와 법인세를 인하하자고 하는 것이다. 인하함으로써 생산활동을 장려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재산세를 내는 입장에선 돈 많은 게 죄냐고 할 수 있겠지만 돈 많은 게 죄가 아니라 돈을 생산에 투자하지 않는 것이 문제라고 보는 것이다. 기본적으로는 생산하는 사람에게 세금 깎아주고 생산하지 않는 사람에게 세금을 올리는 것이 옳다.

-장기간의 경제 침체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대통령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소득세를 인하하고 보유세를 중과해 생산자에게 인센티브를 주는 게 먼저다. 일시적인 가계부채 위기는 채무 재조정을 통해 해결하면 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노령화 문제와 관련해서 청년들에게 생산할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생산계층을 우대해야 한다. 근로소득을 장려하고 사업소득을 장려함과 동시에 임금도 올려야 한다. 국가가 경제정책을 펴는 것의 핵심은 고용을 늘리고 임금을 올리는 것이다. 그래야 사람이 살 수 있고 더 나아가 재생산도 가능하다. 무직자에겐 직업을 주는 정책을, 직업을 가진 사람에겐 임금을 높여주는 정책이 중요하다. 다만 이런 정책은 경제 전체적으로는 효율적이어도 특정 계층의 사람에게는 반발을 불러 일으킬 수 있다. 바로 여기서 대통령의 역할이 중요하다.

-결국 한국경제의 문제는 정치적 문제라고 보는 것인가.

▲그렇다. 저성장이 고착화되고 있기 때문에 노년층과 청년층 간 갈등을 들여다봐야 한다. 계층별로 소득을 보면 노년층 일부 세대는 무척 자산이 많다. 생산은 하지 않는다. 그런데 이 계층에 세금을 막 매겼다가는 지지율이 떨어진다. 노령화라 함은 노령인구층이 많다는 것이고 따라서 정치적 영향력이 막강하다는 뜻이다. 따라서 힘과 힘이 충돌하는 갈등 국면이 빚어지면 청년층은 관련 의제에서 이길 수가 없다. 갈등이 아니라 대화와 타협이 필요하다.

가계부채 문제도 일부 갈등이 있을 수 있으나 그래도 정책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 그러나 노년층과 청년층의 대립은 경제적 문제임에도 경제적 접근만으로 해결될 수 없다. 이는 정치적 해결을 도모해야 한다. 그게 한국경제의 문제고 기저질환이고 가장 어려운 부분이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는가.

▲세대 간 타협이 중요하다. 아무리 노년층이 자산이 많다고 해도 청년층이 생산을 하지 않으면 구매력이 유지되지 않는다. 성장이 안되면 생산물의 공급 자체가 불가능한 것이다. 저성장이라는 얘기는 공급이 천천히 이루어진다는 의미다. 결국 부동산 가격을 낮추고 청년층에게 자산을 일부 줘서 그들이 생산을 하게 만들어야 경제 위기가 해결될 수 있다. 경제가 어려울 때 노사정 대타협을 추진하듯이 노년층과 청년층 간에도 사회적 대화가 필요하다.

전성인 홍익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1959년생으로 서울대 경제학과와 대학원을 졸업하고 미국 MIT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0년부터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한국계량경제학회 사무국장, 한국금융학회 편집위원을 지냈다. 저서로는 '화폐와 신용의 경제학'과 '통계학', '경제학원론'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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